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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3/진격의 조국, 시험대 서다-문재인정부 제2기 [8ㆍ9 개각, 장관급 8명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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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기사입력 2019-08-10

 문재인정부 제2기 [8ㆍ9 개각, 장관급 8명 교체] 


▲조국 법무장관 발탁… “서해맹산 정신” 이순신 한시 인용하며 의지 

▲文대통령, 민정수석→장관 직행 논란 정면돌파… 한국당 “전쟁 선포”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9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동 현대빌딩에 출근하며 발언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 카드로 임기중반 사법개혁 드라이브를 본격 예고했다. 대통령 핵심측근인 민정수석 출신의 장관 직행 논란을 검찰개혁의 성과로 정면돌파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조 후보자는 “서해맹산(誓海盟山)의 정신으로 공정한 법질서 확립, 검찰개혁, 법무부 혁신 등 소명을 완수하겠다”고 일성을 내놓았다. 문 대통령의 두터운 신뢰를 바탕으로 여권내 잠재적 대권주자로서 ‘조국 대망론’도 함께 힘을 받을 전망이다. 야권에선 ‘오기 인사’라며 인사청문 정국을 벼르고 있어 치열한 정국긴장이 예상된다. 


조 후보자 “뙤약볕을 꺼지리 않고 다시 땀 흘리겠다”


문 대통령은 9일 문재인 정부 2기 내각을 완성하면서 조 전 수석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진보성향의 형법학자이던 조 후보자는 민정수석으로 발탁된 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검ㆍ경수사권 조정안 등을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려 개혁의 물꼬를 텄다. 이에 따라 장관으로서 남은 입법 과정을 포함해 사법개혁을 마무리하는 역할까지 맡게 됐다. 

장관 4명과 장관급 4명 등을 대거 교체해 문 정부 2기 내각을 완성한 8ㆍ9 개각의 ‘키맨’인 조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사무실이 차려진 서울 종로의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하면서 “이제 뙤약볕을 꺼리지 않는 8월 농부의 마음으로 다시 땀 흘릴 기회를 구하고자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2년2개월간 지켜온 민정수석 자리를 떠난 지 14일만이다. 

그가 언급한 '서해맹산'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지은 한시 '진중음(陣中吟)'의 구절이다. 충무공이 임금의 피난 소식을 접한 뒤 왜적을 무찌르겠다는 의지를 담아 쓴 것이다. 시에 나오는 '서해어룡동 맹산초목지(誓海漁龍動 盟山草木知)'라는 표현은 바다에 맹세하니 물고기와 용이 감동하고, 산에 맹세하니 초목이 알아준다는 뜻이다. 민심을 등에 엎고 검찰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동시에 품 넓은 강물이 되고자 한다"며 "세상 여러 물과 만나고, 내리는 비와 눈도 함께 하며 멀리 가는 강물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향후 삶을 반추하며 겸허한 자세로 청문회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비법조인 출신의 조 후보자 발탁은 박상기 장관에 이어 검찰에 대한 문민통제를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차제에 법무부와 검찰의 체질을 싹 바꾸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문 대통령은 저서 ‘운명’에서 검찰개혁은 제도를 바꾼다고 하루아침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검찰 문화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청와대가 그간 인사ㆍ감찰권을 통한 통치력 강화를 강조해 왔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인사권을 적극 행사해 검찰개혁을 확실히 마무리하겠다는 구상으로 읽힌다. 

조 후보자의 발탁엔 패스트트랙에 올려진 사법ㆍ검찰 개혁 법안들의 입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해야 한다는 절박함도 반영됐다. 당장 패스트트랙 공조의 당사자인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을 진원지로 정계개편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개혁법안 처리 환경이 나빠지고 있다. 이 때문에 청와대와 여권에선 문 정부 최고 실세인 조 후보자가 주무장관으로서 개혁 법안 입법 과정에 힘을 보태주길 바란다. 여권 한 관계자는 “사실상 잠재적 대권 후보로 여권 내 지지가 탄탄한 데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다는 점은 조 후보자의 강력한 무기”라고 평가했다. 

나경원(왼쪽) 자유한국당 대표와 황교안 원내대표가 8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야 “무시 넘어 전쟁을 선포하는 개각”…현미경 검증 예고 


보수야권은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야당 무시를 넘어 야당과 전쟁을 선포하는 개각”이라고 성토했다. 야당은 조 전 수석의 인사검증 무능 논란,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폭로에 따른 사찰 의혹, 폴리페서 논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반일 여론 주도 논란 등을 쟁점화하려고 벼르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에선 조 후보자의 정치적 성장 가능성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여당 관계자는 “부산경남(PK) 출신에 진보지식인인 그에게 부산, 호남, 수도권 표가 모일 수 밖에 없다”며 “지금은 피로감이 있다지만, 직업 정치인이 아닌 참신하고 개혁적인 사람에 열광하는 유권자 심리를 감안하면 상품성 있는 대선주자”라고 주장했다. 


사회참여 마다 않아온 진보성향 정치학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1965년 부산 동대신동에서 태어났다. 혜광고 졸업 후 만 16세이던 1982년 서울대 법과대학에 최연소 입학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원희룡 제주지사가 동기, 87년 6월 민주항쟁 불길을 당긴 고(故) 박종철씨가 고교ㆍ대학 후배다. 이후 서울대에서 석ㆍ박사를 받았다.

사법고시를 보는 대신 학자의 길을 택한 그는 26세에 울산대 최연소 교수로 임용됐다. 재직 중이던 1993년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 관련 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6개월 간 수감생활했다. 

미국 유학을 마치고 2001년부터 서울대에서 근무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에는 진보진영이 정권을 되찾는 데 필요한 비전과 정책 등을 제시한 책 ‘진보집권플랜’을 펴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 책을 읽은 게 인연의 시작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일보 

그래픽=강준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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